제목

겁내지 않고 그림 그리는 법

작가

이연

읽은 소감

초등학교 시절부터 그림을 잘 그리고 싶었다. 그 생각은 지금까지도 마음 한켠에 남아있었고 요근래 조금씩 커지기 시작했다. 유튜브에 드로잉을 검색했고 간결하고 멋진 그림 썸네일에 이끌려 영상을 보게 되었다. 그리고 이 책도 알게 되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책은 그림 그리는 법에 대한 책이 아니다.

이 책은 준비, 관찰, 그리기, 다듬기의 챕터로 구성되어있다. 마치 그림 그리는 법에 대해서 설명하는 것처럼 말이다.

준비

작가는 뭔가를 고민하고 있다면 그것을 아주 구체적으로 모조리 종이에 적어보라고 한다. 그리곤 종이를 보라고 한다. 작가의 말대로 나를 막고 있던 크고 괴물같던 고민들이 A4 사이즈에 모두 담기는 것을 넘어 여백이 철철 넘쳤다.

곧 고민들이 작고 하찮게 느껴졌다.

관찰

작가는 외부세계를 관찰하기전 자기 자신을 먼저 관찰할 것을 권한다.

마음을 들여다보면 아주 끔찍한 것들이 잔뜩 있어서, 인정하긴 싫지만 스스로가 그렇게 멋진 인간이 아니라는 사실을 마주하게 된다. 나는 지금도 누군가가 나를 칭찬하면 조용히 웃으면서 이렇게 말한다.

각자의 누추함은 스스로만 아는 것이겠지요.

너무 많이봐서 잘 알고 있고, 그렇기에 더 꼭꼭 숨겨서 나만 알고 있다. 그래서 우울을 자주 앓는다. 스스로 너무 깊이 들여다보면 결국 자신을 부정하게 된다는 문장을 어느 책에서 읽었다. 정말 그렇다. 지나치게 깊은 사유는 자아를 병들게 한다.

그럼에도 관찰, 그중에서도 나를 관찰하는 것은 몹시 가치 있는 일이다. 내가 뜻밖에 얼마나 멋진 사람인지도 발견할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 안에서 여러 것들을 찾고 나면, 내가 그저 내가 아니라 ······· 인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나와 타인이 별로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진정으로 깨닫는 것이다. 그러면 타인의 마음을 깊게 들여다보지 않아도 얼추 이해할 수 있다. 저 사람 또한 나랑 비슷한 인간인 것이다. 그제야 비로소 진정한 의미의 존중과 애정이 가능하다.

그리기

각자의 이상한 점이 사회생활을 하면 감출 수 없이 삐죽 튀어나온다. 그것을 둥글게 만드는 것이 사회화의 과정일 것이다. 물론 어느 정도 그럴 필요가 있지만, 당신의 날을 전부 죽여 스스로의 각을 지우거나 잊어버리지 말았으면 한다. 당신을 소중히 여긴다면 말이다.

‘나는 왜 이렇게 이상하고 모난 사람이지?’ 라고 생각하는 대신 스스로의 삐죽함을 날렵함으로 적용할 수 있는 곳을 찾아라.

다듬기

물은 참 신기하다. 낯선 사람에게는 숨 쉴 수 없는 공간이지만, 적응한 이에게는 더 멀리 부드럽게 갈 수 있게 해주는 환경이 된다. 밖은 시끄럽고 소란한데 수영장에서는 거품 소리만 들리며, 푸른 타일과 그걸 가르는 내 손끝이 뚜렷이 보인다. 처음엔 물이 나를 밀어낸다 하지만 익숙해지면 내가 물을 밀어 낼 수 있게 된다. 저항을 도구로 이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저항을 만난다. 늘 나를 밀어낸다는 기분이 들고 나만 잘 되지 않는 것 같다. 하지만 서러워하지 않아도 된다. 그게 바로 우리가 이용할 저항이기 때문이다. 그것을 잡고 밀어내서 추진력 삼으면 된다.

읽은 소감이라기보단 책의 내용을 그대로 가져온 부분이 많다. 저 문장들 자체가 내 오래된 사유의 결론들과 같다.

내가 멋지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었고 결론도 비슷하다는 점에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생각지도 못했다. 그림 그리는 법이 나를 지나치게 깊은 사유에서 꺼내주었다.

인상적인 키워드 & 문장

  • 내가 겪은 바에 의하면 멋진 일은 대개 두려움을 동반한다.

  • 이런 내 고민을 가장 친한 친구에게 털어놓자 그 친구는 이렇게 말해줬다. 나는 네가 그래서 더 좋아.

  • 나에게는 꼭 솔직해져야 한다. 이게 참 쉬워 보이지만 어려운 일이다. 우리는 타인보다도 자기 자신에게 더 많은 거짓말을 한다.

  • 개성은 만드는 것이 아니라 발견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미 그 누구로도 대체할 수 없는 존재로 태어났다.

함께 나누고 싶은 질문

지금 당신에게 겁나고 두려운 일은 무엇인가요

추천 점수 & 추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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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 대한 답을 그림 그리는 법에서 찾다